81일차 (룻기 1-4장)

*주제 : 다윗을 찾아내는 룻기

*Reading Guide

룻기는 극심한 종교적 혼란과 사회적 타락으로 이스라엘의 역사가 최저점으로 하강하던 사사 시대에 베들레헴에 살았던 한 가정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마치 같은 시대를 살면서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룻기의 이야기는 선하고 아름답습니다. 배경은 분명 사사 시대의 칠흙 같은 어둠이지만, 그 이야기는 절망을 비추는 한줄기 빛 같은 책입니다.

룻기를 이해하려면 룻기 전체를 아우르는 두가지 핵심 단어를이해해야 합니다.

첫째는 ‘기업 무를자’입니다. 기업무를 자의 법은 가난이나 채무로 어려움에 처한 친족을 보호위한 법으로 친족이 가난 때문에 땅을 팔았을 경우, 가까운 친족이 대신 땅을 되사서 기업을 물러주게 하는 일종의 사회 보장 제도입니다. ‘기업무르다’로 번역된 히브리어 동사 ‘가알’은 ‘값을 치르고 되사다’ ‘구속하다’ ‘속량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기업무르는 역할을 하는 가까운 친족이 기업무를자로 번역된 ‘고엘’입니다.

둘째는 ‘헤세드’입니다. 헤세드는 룻기를 흘러가는 중요한 중심주제입니다. 룻기 전체의 이야기에는 하나님의 헤세드와 인간 공동체의 헤세드가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 있습니다. ‘헤세드’는 하나님이 언약 백성에게 베푸시는 언약적 자비와 신실하신 성품을 가장 포괄적으로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우리말 성경에는 헤세드를 사랑, 은혜, 자비, 인애, 은총, 긍휼등으로 다양하게 번역합니다.

룻기는 하나님의 헤세드와 인간 공동체의 헤세드가 만나는 곳에서 어떤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사기 뒷부분에서 보았던 종교적 타락과 엽기적인 드라마를 보다가 룻기를 보면 기적의 드라마와 같습니다. 텅 빈 고갈 상태가 충만으로 채워지고, 마라와 같이 쓴 인생이 기쁨으로 변화됩니다. 소망이 끊어졌던 사람들속에서 기쁨의 공동체가 탄생하고, 사사 시대라는 진흙 속에서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이 피어납니다.

앞서 사사기는 왕을 기다리며 끝났습니다. 룻기는 사사기와 사무엘서 사이에서 사사 시대와 왕정 시대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합니다. 룻기는 다윗왕의 등장을 알리는 서곡입니다. 하나님은 후손이 끈어졌던 한 이방 여인의 태를 여셔서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 다윗의 등장을 준비하십니다. 이 계보는 혈과 육이 족보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헤세드가 섭리하신 은혜의 족보입니다. 결국 룻은 예수님의 족복에 이름을 올리는 네명의 이방 여인 중 하나가 됩니다.

이 계보를 타고 예수 그리스도가 이땅으로 임하십니다. 예수님은 소망이 끊어진 모든 마라와 같은 쓴 인생을 나오미로 바꾸신 우리의 완전한 고엘로 이땅에 오셨습니다. 그분은 죄와 고통과 절망에 종노릇하는 우리를 속량하기 위해 모든 수치와 고통과 멸시를 자신에게 쏟으시고, 자기 생명을 속전으로 주셨습니다. 그리스도는 우리가 빼앗긴 것들을 무르기 위해 가장 고통스럽고 가장 값비싼 대가를 치르신 우리의 가장 가까운 친족이시고, 가장 완전한 고엘이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세상을 바꾸는 기적은 하나님의 헤세드와 인간 공동체의 헤세드가 만나는 곳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도 누군가의 고엘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만나는 수많은 나오미들, 이삭을 줍고 있는 수많은 룻들에게 고엘로 다가가는 것입니다. 텅빈 고갈 상태를 충만으로 채우고, 기근과 소망이 끊어져 마라와 같은 쓴 인생에게 기쁨이 되어주는 누군가의 보아스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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